오디너리 데이즈 방아쇠

작고 소박한 맥주집
휴가 나온 의경이 크고 화려하게 쏘다
프리싸운드 ?호점
술하면 막걸리 막걸리하면 꿀 막걸리가 떠오르는 우리는 다른 건 몰라도 음주 취향은 빼닮았다
프리 싸운드는 홍대 안에만 지점이 세 개인 막걸리 집인데 주로 1호점을 찾는 나는 여기가 2호점인지 3호점인지
가게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술 맛은 모두 똑같다 알콜 특유의 쓴 맛이 전혀 없다 마치 신의 음료 넥타르 같다 (비약)
바커스가 된 기분으로 들이붓고 나면 시야가 줌을 당겼다 풀었다 하는 카메라 렌즈처럼 초점이 맞질 않고 그래도 기분은 최상이고
알콜에 의존도가 높은 내 아드레날린은 조금 위험하지만 괜한 걱정은 내일로 미뤄버릴 건데 어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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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상은 한 시 삼십 분 서둘러 레토르트로 아침 겸 점심을 해치우니 어느덧 두 시다
손에 닿는 것을 아무렇게나 걸치는 것은 일상이라 간편한 라운드넥 티셔츠에 밴드 스커트를 입는데 소요된 시간은 삼 분
나는 토요일에는 운영시간이 두 시 반까지인 학교 중앙 도서관에 갈 결심이다
문득 미뤄왔던 것을 전부 해결해버리고 싶어지는 날이 있는데 골칫거리는 연체료 삼천 구백 원이었고 오늘은 바로 그 날이었다
어쩐지 마음이 급하질 않아서 적당한 걸음으로 걸었다 연체료를 갚고 책도 세 권 빌렸지만 시간이 남았다
도서관에서 나오는 길에 캠퍼스 화단 쪽의 벤치가 눈에 띄었다
우리 학교 중심부에는 조금 특이한 화단이 있는데 사실 말이 화단이지 수목원이나 정원 같은 느낌이다
키 큰 나무와 낮은 덤불들이 기묘한 규칙성을 만들면서 빽빽하게 심어져 있어 잎이 무성한 여름에는 그 안 쪽을 들여다 보기 어렵다
숨겨진 내부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이 역시 연꽃잎과 개구리밥 같은 수생 식물로 마치 가득 찬 그릇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한다
학교 관계자 중 누군가의 실패작이라는 소문을 가진 이 정원이 오늘따라 마음에 들었다
아직 개강 전이라 캠퍼스 내는 전체적으로 고요했다
사실 이 정원의 테두리에 자리잡은 벤치는 흡연자들의 쉼터 같은 곳이라 이전까지는 내가 앉을 공간은 없다고 인식되었다
그러나 오늘은 사람이 드물었고 날씨도 선선했으며 햇빛이 아름답게 비추는 날이었다
나는 수 년을 통해 비와 눈 그리고 햇빛을 받은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그 벤치는 세월의 기운을 매우 강하게 가지고 있다
 방금 빌린 「쇼펜하우어, 집단심리치료」를 읽기 시작한다
구체적인 이유나 동기는 없이 단순히 염세주의에 대한 가벼운 호기심, 심리 치료라는 테마에 대한 막연한 관심으로 이 책에 손을 댄다
아직 이 책의 정체를 모르는 나는 여러 번 선곡에 실패했다 그리고는 결국 리스트의 클래식을 듣는다
아직은 이 둘의 조합에 몇 점을 주어야할 지 알 수 없다
60 페이지 쯤 읽었을 때 핸드폰의 전원이 나갔고 시간은 다섯 시 반이 되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음 계획에 대해 생각했다 무엇인가 즉흥적으로 움직이고 싶은 날이었다
결국 문화역 서울 284에서 진행 중인 전시 타이포 잔치에 가기로 한다 몇 주 전에도 아시아프를 관람하러 간 일이 있다
폐관이 일곱 시라 조금 서두른다 버스를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는 루트여서 이십 분 남짓이면 도착한다
서울역 앞은 국정원 대규모 시위로 혼란이었다
결국 나는 단상에서 소리지르는 모 국회의원의 화난 목소리, 한 입으로 노래 부르는 중년의 여성들, 구호를 외치는 성난 관중들의 목소리를 배경음으로 전체 전시를 관람했다
가까스로 시간에 맞춰서 전부 볼 수 있었다
ㅡ자세한 것은 *3에서 다루기로 한다 /자료 편집증/ㅡ
전시장에서 나오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시위하던 사람들도 아수라장이 되고 비를 피하려 아무 정류장에나 뛰어든 나는 돌아가는 버스를 잘못 탔다


공-중-夜-시-장
광흥창 한 건물의 옥상에서 열린 파절이의 공중야시장
집순이 피클이 셀러로 참가하는 탓에 응원차 들렀다
좁은 옥상이 텃밭과 원목 바닥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있고 화단 아래로 감춰진 스피커에서는 귀뚜라미 소리가 난다
반지, 차, 모히토, 파운드 케이크, 레몬티, 옷, 타로 점 등을 파는 가게들이 바닥과 간이 테이블을 꽉 메웠다
야시장의 컨셉에 맞게 다색의 전구들이 허공을 가로질러 줄에 종종 매달려 있다
기분 좋은 가을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이 도시의 공중으로 떠올랐다
건물의 지하층에는 퍼블리크 베이커리가 있고 이곳에도 간이 상점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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